잡다한 제품 버리고 비데 집중… ‘스마트 욕실’에 미래 걸었다

잡다한 제품 버리고 비데 집중… ‘스마트 욕실’에 미래 걸었다

2015년 대규모 영업손실 기록, 비주력 사업 정리하며 흑자전환
모회사 美 콜러 R&D 도맡아
LGU+와 이달부터 IoT비데 판매
변ㆍ체지방 분석, 향기나는 욕실 등 개개인에 맞는 환경 제공할 것
필터 교체 및 노즐 청소 시기, 장시간 착좌 알림과 개인별 설정 등 별도의 관리 없이 스스로 손쉽게 비데를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 제공

“비데를 판 지 벌써 20년입니다. 이제는 ‘스마트 욕실’을 팔려고요.”

5일 서울 서초구 콜러노비타 사무실에서 만난 이한응(55ㆍ사진) 사장은 “스마트 욕실의 시대는 당연히 올 텐데, 얼마나 빨리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5년 말 취임해 콜러노비타를 이끈 지는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의 눈은 비데의 역사를 설명할 때 가장 빛이 났다.

이 사장은 “유럽에서 변기 옆에 세면기처럼 물이 나오는 꼭지가 있었는데 거기에 어정쩡하게 앉아 세척하던 게 제일 처음 나온 비데의 개념”이라며 “이를 처음으로 전자화시킨 나라가 일본”이라고 설명했다.

콜러노비타는 국내 비데 시장에서 21%로 점유율 2위인 비데 전문 업체다. 임대(렌탈) 시장까지 합쳐 코웨이(24%)의 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직판 시장만 보면 콜러노비타가 1위다. 그는 “때 되면 알아서 방문해 관리해 주는 렌탈 서비스가 고객에게 게을러질 수 있는 권리를 준다면 우리는 고객이 스마트해질 수 있는 권리를 판다”며 “꾸준히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쌓아온 기술력은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1984년 삼성전자 자회사인 한일가전으로 출발한 콜러노비타는 전기보온밥솥 생산을 시작으로 믹서기, 식기건조기 등 주방가전 중심으로 커오다 비데로 사업을 틀면서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국산 비데 생산(1996년), 오물이 묻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 노즐 적용(2008년), 3,000만달러 수출 탑 수상(2014년), 누적 판매량 600만대 돌파(2017년) 등 비데 업계에서 써나간 ‘최초’ 기록은 꽤 여럿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2003년 비데 종주국인 일본으로의 역수출 성공이다.

이 사장은 “일본의 비데에는 물을 데우는 수조가 달려 있어서 수조의 물을 다 써버리면 새 물을 다시 데워야 했다”며 “콜러노비타는 물이 지나가면서 동시에 따뜻해 지는 하이브리드 온수가열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일본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전기 효율, 제품의 지속성, 가격 경쟁력 등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가 생각하는 비데는 ‘유체역학의 결정판’이다. 이 사장은 “단순히 센 물살만 있다고 깨끗이 닦이는 게 아니다”라며 “물 속에 포함된 공기가 몸과 닿아 터지면서 세정 효과와 마사지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물살이 사람 몸에 닿기 때문에 공기와 물, 압력 등을 상당히 과학적으로 배합해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콜러노비타에는 물살과 물살을 분출하는 노즐 등만 연구하는 선행기술부를 비롯해 35명의 연구인력이 있고 노즐과 관련된 특허 획득 건수만 35건이나 된다.

2011년 말에는 1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주방ㆍ욕실 전문기업 미국 콜러의 자회사로 인수되며 사명도 노비타에서 콜러노비타로 바뀌었다. 현재는 모회사인 콜러의 비데 전자 기술 연구개발(R&D) 센터 역할도 맡으며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콜러노비타의 판매 제품군은 상당히 다양했다. 이런 다양한 품목 생산은 회사가 2014년 18억원대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고 2015년에도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밥솥부터 커피머신, 선풍기까지 다양한 소형가전 제품을 많이 판매하던 회사였기 때문에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비데를 중심으로 위생 솔루션 전문 분야에만 집중하기로 했고 나머지는 모두 버렸다”고 설명했다. 2016년 콜러노비타는 매출 75억6,160만원, 영업이익 44억3,71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콜러노비타의 다음 목표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욕실 구현이다. 단순 세정이 아닌 요와 변 등을 분석하고 체지방까지 측정해 주는 건강관리까지 비데의 영역을 넓히고, 더 나아가서는 개개인의 성향을 완벽히 학습해 맞춤형 환경을 마련해 주는 스마트 욕실을 꿈꾸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로는 LG유플러스를 선택했다. LG유플러스는 가스벨브, 도어락 등 70만 가구에 홈 IoT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가입자들의 사용 이력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맞춤형 특화 서비스로 연내 1,000만 가구까지 가입자를 늘릴 계획이다. 콜러노비타도 LG유플러스 협력군으로 합류, 이달부터 IoT 비데를 판매하고 있다. 원격으로 전원을 켜고 끄는 기본적인 기능과 장시간 앉아 있다는 걸 알려주는 알림 기능이 있고, 개개인에 맞게 노즐 위치와 수압 등을 조정해 맞춤형 모드를 저장해둘 수도 있다.

이 사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빅데이터 컴퓨팅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욕실에 들어서는 순간 좋아하는 향기가 가득하고, 딱 알맞은 온도를 느끼면서 거울의 디스플레이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감상하고, 반신욕을 즐기는 습관을 아는 욕실이 시간 맞춰 욕조에 물을 채워주는 공간이 그가 생각하는 스마트 욕실이다.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순이익의 90%는 기술 개발에 재투자하자는 게 이 사장의 경영 정신이다.

그는 콜러노비타의 변신을 강조했다. “사람에게 가장 큰 상쾌함을 줄 수 있는 물살을 연구하는 회사에서 이젠 고객이 돈을 지불하고 싶은 욕실 문화를 파는 업체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